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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원타임] 고객 세그먼트만으로 CRM 효과 검증하기

실험 기간) 2023년 2분기

개요

지난 해 상반기, 썸원은 스페인어권 사용자들과 푹 사랑에 빠졌다. 마법 같은 Sparkle들을 마구마구 터뜨리면서 가파른 성장을 경험했다.
대부분의 서비스가 그렇듯 급격한 성장 이후에는 캐즘이 오더니, 일 활성 사용자 수가 조금씩 하락하기 시작했다. 스페인어권뿐만 아니었다. 단발적 성장에 그치지 않도록 팀이 글로벌 국가 활성화에 집중하는 사이 홈 그라운드인 한국 사용자들도 조금씩 우리를 잊어 가고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는 사용자들과의 재회에 성공했다. 그것도 단 두 마디만으로.
지금부터 DAU를 최대 약 16%, 알림 오픈율을 최대 약 10%P까지 개선하는 데 성공한 CRM A/B 테스트 과정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썸원타임이란?

썸원에는 썸원타임이라는 아주 특별한 기능이 있다. 썸원은 매일 두 사람에게 질문을 하나씩 전달해 주는 앱인데, 썸원타임은 바로 이 질문이 도착하는 시간이다. 모든 썸원의 사용자들은 이 시간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썸원을 연결한 후 가장 첫 번째 과제로 썸원타임 설정을 부여받는다. 썸원타임은 한 사람만을 위한 시각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상의하여 두 사람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시각을 설정해야 한다.
두 사람이 직접 설정한 시간에 매일 도착하는 단 한 번의 알림이기 때문에 썸원타임은 사용자들의 기억에 강하게 남는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고 피로도도 낮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썸원타임이 사용자들에게 소중한 이유는 의도적으로 상대방을 떠올릴 수 있는 알림이라는 점 때문이다. 썸원타임의 수신자들은 질문에 답을 하든, 하지 않든 매일 한 번씩 알림을 볼 때마다 서로를 떠올리고 잠깐 미소를 짓는다. 썸원타임은 그런 따뜻한 알림이다.

문제 정의

익숙함은 나쁜 걸까요?

썸원 최초 배포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사용자들에게 발송되어 온 썸원타임 알림 원문
썸원타임은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같은 푸시 메시지로 발송되어 왔다. 시즌에 따라 잠깐 변경된 적은 있어도 원형만은 늘 사진과 같은 형태로 일정했다. 1000일 동안 썸원에 머무른 사용자들도, 어제 당장 썸원을 설치한 사용자들도 같은 알림을 받는다. 이대로라면 이후 1000일 동안에도 그럴 것이다. 사용자들이 이 알림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이탈 시점에 대해서 팀원들, 팀원의 지인분들, 사용자들까지 최대한 많은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 결과 모두의 흥미가 가장 떨어졌을 때는 역시 썸원을 향한 ‘나’의 관심도가 ‘상대방’과 다르다고 느껴질 때였다. 상세한 이유는 개인에 따라 다양했지만 공통적으로 어느 시점이 되면 자연스럽게 둘 중 한 명이 알림에 반응하는 속도가 느려졌고, 이에 대해 누구 하나라도 언급할 경우 갈등이 가시화될까 봐 주저하다 결국 앱을 이탈했다. 썸원타임 알림이 이 물꼬를 대신 터 주는 역할을 해야 했는데, 이 알림에 사용자들이 이미 익숙해져 있으니 새로운 자극이 전혀 없는 것이다.
관계에서 익숙함은 나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익숙함은 상태이고, 설렘은 감정이라는 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 가지는 공존할 수 있으며 우리 삶에 모두 필요하다. 우리는 연애에서도 브랜드/고객과의 만남에서도 삶에서도 이 두 가지를 균형 있게 조절할 때 행복에 대한 아주 탄탄한 지속성을 확보해 나갈 수 있다.
사용자들이 썸원을 떠난다는 것은 브랜드(썸원)가 고객들에게 이미 익숙해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들의 하루에 서로를 궁금해하는 정기적인 시간이 사라졌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관계와 소통을 위해 일하는 우리는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만 했다.
설렘이 필요했다.

CRM의 핵심

1) 고객 세그먼트

고객을 효과적으로 전환시키는 메시지를 발송하기 위해서는 우선 수요에 따라 고객을 분할(Segmentation)하는 게 중요하다. 보통은 사용자들을 생애 주기로 분할하지만 우리는 답변 상태에 따라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두 사람이 함께 경험을 진행해 나가야 하는 서비스인 만큼 사용자들이 썸원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보다 서로 어떤 단계에 ‘머물러’ 있는지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추측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팀은 답변 상태에 따라 커플 유형을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분할했다.
나의 답변 상태
상대방의 답변 상태
O
O
두 사람 모두 마지막 질문에 답변 완료, 다음 질문 수령 대기
O
X
상대방이 마지막 질문에 답변할 때까지 다음 질문 수령 불가
X
O
내가 마지막 질문에 답변 완료할 때까지 다음 질문 수령 불가
X
X
두 사람 모두 마지막으로 받은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상태
그리고 최종적으로 알림을 발송할 타깃의 세그먼트 역시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분할했다.
답변 상태: (나, 상대방)
각 세그먼트에 따른 가설 (단, 해당 상태에 ‘머물러’ 있는 사용자들로 한정)
(O, O)
일시적으로 썸원을 잊은 사용자로, 오가닉 복귀 비율 높을 것
(O, X)
상대방의 답변이 궁금하지만 다투고 싶지 않아서 썸원 사용을 멈춘 사용자
(X, O)
이번 질문이 답하기 어려웠거나 썸원 자체가 부담스러워 사용을 멈춘 사용자
(X, X)
1) 마지막 질문 수령 후 커플 간 발생한 에피소드 등으로 썸원을 잊은 사용자 2) 이번 질문이 답하기 어려웠거나 썸원 자체가 부담스러워 사용을 멈춘 사용자

2) Needs를 바탕으로 한 Key Message 발송

고객 세그먼트를 분할하고 단순히 알림을 발송하기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사용자들은 새로워진 알림을 신선하다고 느끼고 반응할 수는 있어도, 알림의 내용이 브랜드 가치와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적극적으로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설령 반응한다고 해도 서비스를 이탈한 이유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면 얼마 못 가 다시 이탈하고 말 것이다.
알림을 통해 효과적으로 사용자들을 복귀시키기 위해서 브랜드는 그들이 왜 우리 서비스를 선택했었는지를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것은 유통 과정의 편의성일 수도 있고 가격일 수도 있고 콘텐츠일 수도 있다. 브랜드와 제품/서비스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이다.
우리 팀은 썸원의 Key Point는 바로 ‘상대방’에게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연인에게 사랑받는 일이 때로는 두려울 수는 있어도, 결코 거부하고 싶은 일로 느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썸원이 주는 질문의 무게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는 있어도 모두가 사랑하기 때문에 이 과정을 결국 소화해 낸다. 그 어려운 과정을 함께해 주고 있는 상대방에 대한 인지를 자극할 때, 서로를 위해 이 과정을 함께한다는 것의 가치에 다시금 미소 짓게 되지 않을까 기대했다.
수많은 아이데이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아래와 같은 4가지 유형의 알림이 채택되었다.
답변 상태: (나, 상대방)
각 세그먼트에 따른 가설 (단, 해당 상태에 ‘머물러’ 있는 사용자들로 한정)
알림 내용 (beta)
기대 효과
(O, O)
일시적으로 썸원을 잊은 사용자로, 오가닉 복귀 비율 높을 것
기존 문안 유지
다음 질문 수령
(O, X)
상대방의 답변이 궁금하지만 다투고 싶지 않아서 썸원 사용을 멈춘 사용자
직접 답변을 재촉하는 것보다, 단순 클릭으로 상대방에게 리마인드 알림 발송이 가능한 기능인 ‘쿡 찌르기’ 활용 유도
‘쿡 찌르기’ 활용을 통해 연인 간 소통 발생
(X, O)
이번 질문이 답하기 어려웠거나 썸원 자체가 부담스러워 사용을 멈춘 사용자
상대방이 답변을 기다리고 있으며, 질문에 답변을 완료할 경우 두 사람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내용
연인을 위해 밀렸던 답변을 완성
(X, X)
1) 마지막 질문 수령 후 커플 간 발생한 에피소드 등으로 썸원을 잊은 사용자 2) 이번 질문이 답하기 어려웠거나 썸원 자체가 부담스러워 사용을 멈춘 사용자
반려몽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는 내용으로 소구하여 사용자 사용자의 관계를 {(사용자 사용자) 반려몽}으로 확장
캐릭터에 대한 유대감으로 복귀

결론

A/B 테스트 결과

성과
DAU
16% 상승
썸원타임 오픈율
8%P 상승 (*한국: 약 10%)
A 집단 대비 B 집단 N-day Retention
3%P 상승
위 결과를 통해 알림으로 인한 앱 접속뿐만 아니라 실제 복귀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상 제공형의 알림을 발송하는 방식도 있었을 것이다. 기존에 발송하지 않던 독특한 톤 앤 매너를 활용하여 완전히 신선함으로 소구호소하는 방법도 있었을 거고, 세그먼트를 독특하게 구성하여 희소성을 활용한 이벤트 등으로 사용자들의 관심을 끄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썸원이 제공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이자 사용자들이 썸원을 사랑하는 이유는 연인과의 관계에 있다는 점을 잘 파악해 낸 것이 이번 실험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인 것 같다.

실험 회고 및 향후 계획

브랜드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우리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사용자들에게 동일한 메시지를 늘 같은 톤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는 진행했던 실험에서 사용자들을 군집화하고, 각각의 집단의 수요에 맞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는 성공하였으나 그 4가지 메시지들 간의 상관관계와 이후 퍼널에 대한 관리는 다소 아쉬웠다. 이후에는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각 퍼널에 진입한 사용자들의 행동을 더 유기성 있는 흐름으로 연결해 줄 수 있는 문장에 대해서 고민해 보고 싶다.
알림으로 인입된 사용자들이 실제로 왜 돌아왔는지 뾰족하게 파악해 나가는 과정들이 그 시작일 것이다. 위에서 세분화한 4가지 세그먼트 중 어떤 세그먼트의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복귀하였는지, 알림을 통해 복귀한 사용자들이 가장 먼저 찾아간 페이지는 어디인지, 복귀로 연결된 사용자와 그렇지 못한 사용자들 간에는 그로스 관점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을 적극적으로 해킹해 보고 싶다.
그러한 고민들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모니모니(썸원 팀)의 미션에 부합하는, 보다 따뜻한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ㅣwriterㅣ ㅣMarketer 박다원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