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생각하는 ‘아이데이션 미팅’은 어떤 미팅인가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마구 쏟아내는, 그런 뜨겁고 자유로운 미팅이 떠오를 것 같아요.
하지만 업무가 고도화될수록, 잦아지는 미팅과 바쁜 업무 시간 속에서 말랑말랑한 아이디어를 내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또 매번 같은 템플릿으로 반복되는 아이데이션 미팅은 결국 단조롭고 지루할 수밖에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원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하는 시간은 꼭 필요했어요.
차근차근 성장해온 썸원은 어느덧 120만 DAU와 1000만 사용자를 보유하게 되었고, 우리는 더 발 빠르게 풍부한 사랑 경험을 제공해드려야 하죠.
아이데이션을 아이데이션하기
“어떻게 하면 생산적인 아이데이션 미팅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이를 고민하며 PM 상희님과 아이데이션 미팅을 아이데이션하게 되었어요. 최대한 많은 팀원들이 생각하는 방향성을 살펴보고, 그들 내면의 반짝거리는 창의성을 끄집어내기 위해서요! 모니모니에는 티 나지 않아도 유쾌하고 통통 튀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거든요.
즐거운 경험에서 즐거운 아이디어가 나온다 :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느꼈던 점이에요. 또 시야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고도 하잖아요? 이 인사이트를 미팅에 적용해 보기로 했어요.
이렇게 했어요!
1) 게이미피케이션 로직 넣기
미팅 자체를 게임화했어요. 제한 시간 내, 단계별로 주어진 주제를 다 함께 완수할 때 집중력이 높아지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을 거라 가정했어요. 기존 아이데이션에 주로 쓰이던 설문 폼이나 노션이 아닌 피그잼으로 템플릿을 제작했어요.
시작 단계에서 대기하고 있는 몬몬들
귀여운 반려몽 리소스를 활용해 게임 UI처럼 진행 상황도 보여주고, 피그잼 타이머, 툴킷 등을 활용했어요. 이동 버튼도 만들었죠. 버튼마다 링크를 걸거나 이미지를 다듬는 등 손이 갔지만, 팀원들이 이 과정에 완전히 몰입하길 바랐어요.
스테이지별 타이틀
옹기종기 모인 팀원들
2) 경험 속에서 떠올리기
갑자기 아이디어를 내는 건 누구든 어려울 거예요. 샤워할 땐 그렇게 잘 떠오르던 아이디어가, 막상 판이 깔리면(?) 떠오르질 않더라고요. 상희 님과의 열렬한 고민 끝에 진행 방식은 아래와 같이 구성했어요.
•
몰입 (나의 경험 떠올리기) → 브레인 스토밍 (열린 대화) → 아이데이션 (실체화하기)
바로 아이디어를 떠올려주세요!보다는 그동안 즐거웠던 경험, 어려웠던 경험을 떠올리고 서로 공유하며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했어요. 서로 간의 경험 속에서 아이디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더라구요. 그 후 그 아이디어를 각자 상상 속에서 구현해 볼 수 있게 다시 주제를 던졌어요.
팀원들이 쏟아낸 다양한 아이디어와 생각들
몰입을 위한 귀여운 스테이지들 ‘ v ’
돌아보며…
결과적으로 이 새로운 방식을 통해 팀원들이 즐겁게 몰입할 수 있었는가?는 검증이 되었다고 느꼈어요. 평소보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많은 웃음과 이야기가 오갔어요. 새로운 툴의 활용, 다 함께 제한 시간 내 게임처럼 진행하는 것이 신선하고 재밌었다는 후기를 많이 주셨어요.
하지만 보완할 점도 있었어요.
1.
생산적인 아이디어 : 수집한 아이디어를 실제 서비스에 녹여내는 것은 결국 메이커의 몫이에요. 완전히 열려있는 초기 단계가 아닌 고도화 단계에서는, 더 실현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를 위해 뾰족한 주제를 던질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2.
출근 직후보다는 오후에 : 원활한 진행을 위해 특정 요일과 시간대별로 인원을 분배했어요. 한 팀은 월요일 출근 직후에 진행했는데, 아직 주말 동안 쉬고 온 몸과 뇌가 업무 상태에 적응하는 시간이었죠. 진행자도 참여자도 다른 시간 팀에 비해 텐션이 낮았던 것 같아요.
3.
한 명 한 명 대화 유도하기 : 참여한 모든 팀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유도하는 게 좋아요. 아이디어는 소통 속에서 피어나거든요. 미팅 중 한 명이라도 소외되지 않을 수 있게 진행자가 상황을 잘 캐치해야 해요.
서비스 기획자는 한 번쯤 기획에 매몰되거나 방황하는 순간을 겪는 것 같아요. ‘즐겁게 일하자!’ 3분기의 시작점에서 저 스스로 마음을 다잡으며 떠올린 모토예요. 미팅하는 짧은 시간 동안 팀원 분들이 즐거움을 느끼고, 이런 저의 마음가짐이 잘 전달되었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